(사)한국문인협회 구로지부(회장 조규남)가 주최한 2024 문학기행과 시낭송회가 지난 4월 30일(화) 보탑사(진천) · 종 박물관 · 조명희문학관에서 펼쳐졌다. 이번 행사에는 조규남 회장을 비롯해 박상재, 이기홍 부회장, 고선자 소설분과회장, 견윤숙 시분과회장, 강림 사무국장, 이귀자 감사 등 40여 명이 참가해 4월 마지막날 종소리의 여운을 맛보며 조명희 작가의 문학정신을 기렸다.

 회원들은 10시 진천군 보련산 자락에 위치한 보탑사(寶塔寺)를 둘러보았다. 이 사찰은 1996년 고려시대 절터로 전해지는 곳에 비구니 스님인 지관, 묘순, 능현 스님이 창건하였다. 이어 진천읍 장관리에 있는 진천 종박물관을 답사했다. 종 박물관은 한국 종의 연구, 수집, 전시, 보존 및 교육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한국 종의 예술적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고자 2009년 5월에 설립되었다. 중요무형문화재인 원광식(元光植) 주철장(鑄鐵匠)이 수집하고 제작한 범종 150여 점을 기증함으로써 박물관 설립에 크게 기여하였다.

 진천 맛집에서 점심 식사를 한 회원들은 진천읍 벽암리에 있는 포석(抱石) 조명희문학관을 찾았다. 조명희문학관은 한국 민족문학의 선구자인 조명희 문학을 조명하기 위해 2015년 5월 개관하였다. 조명희 작가는 조선 문학의 선구자였으며 시, 동요, 소설, 희곡 등 다양한 문학 영역에서 활동했다. 문학을 통해 계몽운동을 펼친 인물로 우리나라 최초의 희곡집인 <김영일의 사>와 최초의 시집 <봄 잔디밭 위에>, 프로문학 소설인 <낙동강> 등을 쓴 일제강점기의 대표 작가로 평가된다.

  조명희 작가는 1920년대에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목적의식적 단계로 발전시켰으며 소련 망명 후 재소한인(在蘇韓人) 문학 건설에 힘썼다. 가난한 양반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중퇴하고 방황하다 3·1운동에 참가해 투옥되기도 했다. 1919년 일본 도요대학 동양철학과에 입학해 어렵게 고학을 하면서 새로운 사상에 접하게 되었고, 시 창작과 연극공연을 전개했다. 1925년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에 가담하여 이기영·한설야 등과 마르크스주의 공부모임을 만들었다. 1928년 8월 일제의 탄압을 피해 소련으로 망명한 뒤로는 한인촌 교사로 일했고 연해주 한인신문 〈선봉〉과 잡지 〈노력자의 조국〉 등에 글을 발표했다. 1934년 소련작가동맹의 원동(遠東) 지부 간부를 지냈으나, 스탈린의 탄압정책의 와중에서 일본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총살당했다. 1956년 소련 극동군 군법회의는 무혐의로 처리하고 복권시켰다. 1988년 중앙 아시아 한인 거주지역인 타슈켄트에 문학기념관이 세워졌다. 일본에서 귀국한 후 1924년 '적로'라는 필명으로 시집 〈봄 잔디밭 위에〉를 펴냈다. 이어 소설 〈땅속으로〉(개벽, 1925. 2~3), 〈낙동강〉(조선지광, 1927. 7), 〈아들의 마음〉(조선지광, 1928. 9) 등을 발표해 프롤레타리아 소설의 형성과 발전에 이바지했다. 2019년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포석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했다.

 구로문협 회원들은 2시 3층 세미나실에 모여 제42회 구로문협 작품 낭송회도 가졌다. 40여 명의 참가자들은 자작시를 비롯해 문학작품을 낭송했다. 이날 발표한 시 <곱다>(조규남), <그리움>(박상재), <주름의 기억>(이기홍), <오늘이 좋다>(견윤숙>, <11시 59분에 대하여>(유성임), <산티아고 가는 길>(고선자), <섬상 파티>(강님) 등을 수록한 앤솔로지(Anthology)도 만들어 배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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